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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관성(慣性)에 지다.
기사입력: 2016/04/14 [14:34]  최종편집: ⓒ 경기인터넷뉴스
송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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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민심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 엎기도 합니다”
 
정관지치(貞觀之治)의 주역인 위징(魏徵)이 정관정요에서 당태종 이세민에게 올린 말이다. 수능재주 (水能載舟) 역능복주(亦能覆舟)라는 이 말은 원래 순자에 기록된 말이다.
 
치열했던 20대 총선이 끝나고 물은 배를 뒤 집었다. 그 물은 아주 작은 물방울들이 모이고 모여 만든 거대한 파도였다.
 
그 철옹성 같았던 적색권부(赤色權府)가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질 줄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대통령만 나서면 35%의 콘크리트표가 언제든 당선을 보증해 줄 것으로 믿었던 이들이 있었고, 얼굴  연예인지원단을 몰고 다니면 아주머니들의 표가 쏟아질 줄 알았고, 선거 전에 청와대가 지시했다고 알려진 북 측 인사의 귀순기사와 미사일 발사 소식까지 도하 신문에 도배되었으니 애국보수표가 하늘에서 쏟아질 줄로 알았고, 더구나 야권은 분열됐고, 무엇보다 선거 운동원에 버금가는 종편 유세단(?)이 뒤를 받치고 있었다.
  
헬조선이니 뭐니 나불대는 젊은이들이야 당연히 꽃 피는 춘삼월이니 연인들의 손을 잡고 나들이 하러 가야했던 것 아닌가?
 
하기는 박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정국 후에 한나라당 당사 간판을 떼어 천막당사를 차리는 '퍼포먼스'를 한 뒤로 여당은 선거에서 져본 역사가 별로 없다.
 
선거의 여왕이 출현한 뒤로는 총선은 물론 지방선거에서도 그의 마이더스손이 닿기만 하면 금배지가 탄생하고, 그와 찍은 사진이 걸리기만 하면 당선은 보증 수표였다. 그리고 보궐선거 따위는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 보다도 수월하게 이겨왔으니 이기는 관성이 붙을대로 붙었다.
 
그러나 그 관성(慣性)이 문제였다.
 
오죽하면, 옥새파동으로 대변되는 추악한 권력싸움과 능력 보다는 관심법으로 충성스런 진박 후보를 가려서 내려 보내는 그 오만함에 권력의 태실인 대구마저 요동쳤겠는가?
 
이런 오만함의 말로는 중앙 정치판 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볼 수 있었다. 수년 동안 표밭을 갈았던 후보가 한 달 남짓밖에 안된 후보에게 일격을 당하는가 하면, 길을 두고 산으로 가다가 봉변을 당한 정치인도 있다.
 
반면에, 공천장을 스스로 던져 버리고 남의 당선을 위해 자기 일처럼 뛴 정치인도 있고, 컷오프를 당했으면서도 당을 위해 목이 쉬도록 유세장을 돈 정치인들도 있고, 캠프에 그 흔한 시ㆍ도의원 하나 없이 순수 자원봉사자들만으로 승리를 따낸 후보도 있다.
 
비록 더 큰 꿈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다선을 향한 관성에 제동을 건 정치인이나, 컷오프  되고 나서도 당에 대한 원망을 뒤로하고 ‘선당후사’한 이들이나, 상대의 저질스런 네거티브에도 끝까지 정도를 지켰던 이들이나, 선거는 구도와 조직으로 한다는 통념을 보기 좋게 깨버린 정치인들이 신선해 보이는 이유는 그들이 권력의 관성에 제동을 걸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제어되지 못하는 관성은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다. 운동량이 셀 수록 민심과 부딪힐 때 반작용도 배가 되기 때문이다.
 
바라기는, 그 신선함으로 당선된 이들이든, 자기 실력으로 당선된 이들이든, 어부지리로 어떨결에 당선된 이들이든, 부디 권력의 관성에서 탈피해 조화로운 정치인으로 민생을 챙겨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선거 때만 굽실대는 머슴이 아니라, 4년 동안 일할 머슴과 계약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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