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웅박사교육칼럼] 베푸는 기쁨을 알게 하여 주소서

이철웅 | 기사입력 2018/12/25 [15:42]

[이철웅박사교육칼럼] 베푸는 기쁨을 알게 하여 주소서

이철웅 | 입력 : 2018/12/25 [15:42]

 

                   베푸는 기쁨을 알게 하여 주소서

                                                                                                    

                                                                                                     이 철 웅

                                                        사단법인 한국인간관계연구소 대표 / 교육학박사


겨울이 오고 길가에 성탄 장식을 하는 가게가 늘어가는 풍경을 보면서 올 한해도 거의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인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 이철웅 교육학 박사     ©경기인터넷뉴스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정년퇴임 후 그래도 사회에 한 가지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찾은 것이 비행소년 상담과 학교 밖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어 여러 가지 활동을 하다 보니 지난 나의 공직 생활에 대한 반성의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비행청소년들을 상담하다보니 그들 자신의 잘못보다는 이들을 바르게 키우지 못한 부모들의 역할이 생각되고, 이들을 방치한 우리 사회의 심리적 안정망이 문제가 된다.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사소한 일을  가지고 고발하고 다투는 일을 자주 보게 된다. 이들을 화해 조정해 주다보면 자신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는 부류들이 증가하는 현실을 보게 되어 답답한 마음을 갖게 된다. 특히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현상은 자못 참담하기도 하다.


이념이 다르다고 타인을 매도하거나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덩달아 뇌하부동 하는 부류들이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음은 그 사회의 건전성을 잠식하는 부류인 것이다.

 

어찌하다보니 종교계에도 소위 잘나가는 교회의 부자세습, 일부 종교인들의 비정상적인 자기 과시행동 내지 이기주의에 빠져가는 지도자들의 명맥을 보면 왜들 자신의 이익추구라는 저층 본능만을 추구하는지 하는 아쉬운 마음을 갖게 된다.


고전정신분석학자들은 유전적으로 동기화된 행동들은 흔히 본능이라는 주제 하에 분석되어 왔으며, 본능이란 적절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유전적으로 프로그램화 된 행동 요소이며 그 행동의 학습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했다.


분명 본능은 유전적 요소가 많이 작용하지만 필자는 사회 교육적 요소를 강조하는 부류이다. 우리 사회가 이익추구형으로 바뀌게 된 이면에는 근대사의 굴곡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사회학자들의 지론이다.


그러나 이런 진단적 처방보다는 처치적 처방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런 처방적 처방을 위해서 생간 것이 교육이고 종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의 교육현장과 종교지도자들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는 현실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부정적으로 진단하는 것으로는 처방이 되지 못한다.


어느 심리학자는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경험을 늘려가는 것이 오래가는 행복감을 가져온다”고 하였다. 인간의 행동은 본능적인 요소도 많지만 학습된다는 행동주의 입장도 의미 있는 견해라 생각한다. 즉 좋은 경험이 증가할수록 행복감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좋지 못한 경험이 쌓일수록 인간의 삶은 피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피폐한 삶을 영위하는 부류들이 증가하는 사회는 결코 사회의 건강성을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학교현장의 교육에서 우리는 지식을 가르치는 의도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삶의 질을 가르치는 교육은 과연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제는 이런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시도가 요구된다.

 

개인적 지식 축적은 사교육의 발달로 기대이상의 성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한다. 이제는 공교육이 이런 삶의 질 향상에 전력해야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른바 진학위주의 교육방향을 수정해야한다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해야 할 수 있게 구성해 주는 것이 공교육의 목적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행복심리학의 원류이기도 하다.


행복해지는 데 필요한 건 뭘까? 좋은 직장, 적정한 소득, 원만한 인간관계, 맛있는 음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한다. 하지만 사실은 이 모든 것을 성취해도 여전히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특히 무엇을 더 가짐으로써 행복도를 높이려는 시도는 많은 경우 별로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원하던 무엇을 가져도 조금만 지나면 그렇게  그저 평범해 보이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에 더 욕심을 내는 것이 소위 소유주의 사고인 것이다.


더 좋은 것, 더 예쁜 것,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심리는 세속적인 욕심으로 이는 절대 이룰 수 없는 무한 욕구인 것이다. 욕심이나 쾌락으로 행복으로 추구하는 것은 중독성이 있어 그 병은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이다. 점차 더 높아지고 ‘만족’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현상을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 현상이라고 한다.


불가에서는 욕심을 버리는 것을 해탈이라고 했으며 기독교에서는 재물을 버리지 않으면 천국에 이울 수 없다고 했다. 이는 고대로부터 욕심으로 이루어지는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는 데에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여기에 대안으로 지목할 수 있는 것이 소유가 아닌 경험인 것이다. 예를 들건데 같은 돈을 써도 여행이나, 새로운 취미 활동, 문화생활,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투자하는 등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경험을 늘려가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 여행을 가는 것과 같이 남에게 보이기 위해 과시하기 위한 용도로 경험을 늘리는 것에 진정한 경험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올해 영향력이 있는 아시아 4인 가운데 우리나라의 두 사람이 선정되었다는 소식이다. 한 사람은 엘지구릅의 전 경연인 이었던 고 구본무 회장과 체육인 박항서이다.

 

구회장은 대기업을 경영하면서 남에게 베푸는 일에 솔선수범한 우리 재계에 드물게 보는 위인이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감독도 베푸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이익추구형은 끝없는 욕망으로 타인들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지만 베푸는 경험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 모두의 행복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의미 있는 행복의 추구는 ‘징수’와도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년말에 조용히 교회에서 혼자 기도하고 싶다. “점차 추워지는 겨울의 한 복판에 저물어 가는 연말을 나와 타인의 행복을 나누는 베푸는 기쁨을 알게 하여 주소서”라는 기도문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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